프랑스도 우리도 바빴던 2024 비바테크 현장 리포트
올해도 다녀왔습니다
(c)VivaTech
지난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는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Viva Technology 2024(이하 비바테크)’가 열렸습니다.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비바테크는 올해 전세계 160여 개 국가 약 13,500여개 스타트업이 참가했고 16만 5천여 명의 참석자가 몰렸습니다.
올해 행사 전반을 장악한 키워드 역시 AI였습니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세부 주제별로 어떻게 AI를 접목하거나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고요. 주요 연사로는 X/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메타의 얀 르쿤, 바이두의 로빈 리,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를 비롯해 LVMH, 미스트랄, 세일즈포스, 허깅페이스, 앤트로픽, 아마존, P&G, 오렌지 등의 기업 대표들도 참여했습니다.
크라우드웍스 또한 참석해 KOTRA 한국관에 부스를 마련하고 자체 데이터 및 LLM 서비스를 선보였는데요. 행사에 참석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알게된 것들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비바테크 2024 키워드
1) 프렌치 AI 총력전, 1년 만에 분위기 전환
작년 6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와 EU는 미국, 중국 등에 비해 AI 산업에서 뒤쳐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었는데요. 빅테크에 견줄 만한 기술 기업이 프랑스에 없다는 것에 대한 위기 의식이 그대로 드러났죠.
그러나 1년 여 만에 분위기가 전환된 듯 보입니다. 비바테크 하루 전, 마크롱 대통령은 행사 주요 연사인 얀 르쿤(프랑스 출신), 로빈 리, 에릭 슈미트 등을 엘리제 궁에 초청해 행사 참석에 감사를 전하며, 긴 시간 대담을 통해 AI 기술과 시장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하는데요. 이제 프랑스는 AI 기술에 대한 패배감에서 벗어나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비바테크 행사에 대한 빅테크들의 뜨거운 관심과 후원만 봐도 AI 산업에 대해 프랑스 정부가 얼마나 큰 지원 열의를 보이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1년 간 프랑스는 유럽의 오픈AI라고 불리며 기업가치 8조 이상으로 평가되는 미스트랄AI, 구글 딥마인드 출신 과학자들이 창업해 삼성전자 등을 통해 시드 투자만 2억 2천만 달러 규모를 모으며 등장 즉시 유니콘 기업이 된 H 등을 배출했는데요. 이 두 기업 모두 빅테크에서 일하던 프랑스 과학자들이 프랑스로 돌아와 창업한 케이스랍니다. 고급 인력들이 속속 프랑스로 귀환하는 것도 프렌치 AI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마크롱 정부의 AI 이니셔티브와 비바테크 플랫폼의 시너지 역시 좋았고요.
2) 행사를 주도한 LVMH?
국내에서는 다소 생뚱맞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루이비통 등의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LVMH는 프랑스 최대 기업으로서 비바테크 최대 후원사로 등장했습니다. 사실 LVMH는 구글 등과 함께 비바테크의 창립 파트너이기도 한데요. 행사장 한가운데 ‘The Dream Garden’이라는 부스를 마련하고 명품브랜드들에 AI 기술이 접목된 약 19가지의 솔루션에 대한 쇼케이스를 진행했습니다.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한 부스로 압도적인 방문객을 모았죠.) 디올은 제품 전시를 돕거나 물류 흐름을 예측하고, 시각 검색을 수행하는 등의 AI 기술 및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하는 Astra라는 AI 플랫폼을 선보였고요. 로로피아나는 AI로 가상의 자신을 만들고 옷을 입어볼 수 있는 기능을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도 오디오, 비디오, 후각 등을 결합한 멀티 경험을 제공하는 XR 기술 등도 등장했고요.
(c) VivaTech
럭셔리 시장에서 AI는 매력적인 혁신 기술로 여겨지는데요. 다만 LVMH는 AI 기술 남용으로 인간의 창의성이 떨어지는 것을 경계하면서 AI가 디자이너, 제작자, 아트디렉터들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더불어 행사에 참가한 스타트업을 돌아보며 협업을 통해 최신 기술을 비즈니스에 적용할 방안을 모색하기도 하고요.
3) AI의 정확성과 규제를 다시 강조한 일론 머스크
원격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일론 머스크의 세션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머스크는 세션 중에 진행 중인 뉴럴링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고, SpaceX를 통한 화성 이주 계획에 대한 포부도 밝혔는데요. 가장 강조한 내용은 ‘AI가 최대한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가장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AI가 정치적 올바름에 영합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예를 들어 구글 Gemini가 처음 출시됐을 때 Gemini에게 ‘케이틀린 제너(카일리 제너의 아버지로 트랜스젠더)를 잘못된 성별로 지칭하는 것과 세계 핵전쟁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쁜가?’라고 물으면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잘못된 성별로 부르는게 더 나쁘다라고 답했다는 겁니다. 계속 이럴 경우 AI의 잘못된 판단으로 디스토피아적 결말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 머스크의 우려죠. 그래서 xAI의 경우 인기가 없더라도 최대한 정확한 AI로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대형 모델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다시 펼쳤습니다. AI가 최대한 진실을 추구하도록 학습시키는 것이 최선이기에 규제 당국이 이 부분을 감독해야 한다는 겁니다.
머스크의 xAI는 기업 가치가 240억 달러(약 33조 원)로 평가받으며 오픈AI 다음으로 경쟁사인 앤스로픽, 미스트랄을 앞선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6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도 성공해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죠. 머스크는 xAI가 신생회사로 AI 개발에 아직 따라잡아야 할 것이 많다면서도 올해 말쯤이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c)xAI website 갈무리
비바테크 기간, 크라우드웍스에게 있었던 일
1) 비즈니스 미팅, 몇 건까지 가능할까?
글로벌 팀 리드 예나 님은 올해 행사 두 번째 참가 결정 후, 사전 조율하여 예정된 비즈니스 미팅이 60건으로 작년에 비해 압도적으로 증가했는데요. 모에 헤네시, 샤넬, 토탈 등 프랑스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과의 미팅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AI 시장 판도가 전무후무하게 빠르게 변화했고 이 흐름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크라우드웍스의 LLM 솔루션을 소개하는 미팅이었습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고객사의 질의 또한 100% LLM 솔루션에 집중되었는데요. 덕분에 크라우드웍스의 비즈니스 전략 방향성은 물론 서비스와 솔루션의 가능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행사 부스에 왕세자님 등장?
크라우드웍스에 귀빈 등장! 룩셈부르크 기욤 장 조세프 마리 왕세자님이 크라우드웍스 부스에 오셔서 저희 서비스와 솔루션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듣고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미리 예정된 일정이 아니었고 왕세자님의 방문은 처음이라(?) 깜짝 놀랄 사건이어서 본사에도 실시간으로 사진과 소식을 전해 사내 뉴스레터에도 소식이 실렸답니다.
3) 창진원 Global Scale Up Showcase Paris
비바테크 행사 외에도 한국 창업진흥원에서 올해 최초로 기획한 Global Scale Up Showcase 프로그램에는 9개의 스타트업만 참여했는데요. 올해 크라우드웍스도 그 중 하나로 선발되어 이틀간 파리 Station F에서 글로벌 고객과 VC 대상 피칭과 1:1 멘토링 행사 등에 참석했습니다. 자율주행, 금융 등 다양한 산업군 잠재 고객과 미팅을 이어가며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고 6월까지도 이 대화를 이어가고 있답니다.
비바테크 참가를 마치며
정예나 : “작년에는 여러 이유로 이틀만 참가해 비즈니스 미팅을 충분히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는데, 올해는 행사 기간인 나흘 동안 많은 기업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부스 위치 상 일반 방문객 수는 작년보다 줄었지만 풍부한 사전 미팅 조율로 인하여 오히려 저희에게 적합한 고객들에게 집중해서 더 많이 만나는 계기가 됐어요. 다양한 산업군에서 저희의 서비스와 솔루션에 대해서 관심을 보여주셔서 저희가 생각하지 못한 활용이나 사업 가능성을 새롭게 타진해 볼 수 있는 인상적인 미팅이 많았습니다. “잘 알려진 기업들의 서비스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을 것 같다”,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협의하고 싶다”는 피드백도 받았던 의미있는 출장이었습니다.
비바테크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사업 아이템을 가진 유럽 스타트업들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전략을 구상하거나 도전 의식을 높이는데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더 좋은 솔루션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더 많은 성과를 얻고 싶습니다!“